나의사랑나의가족

비행기 데이트

navhawk 2013. 5. 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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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어머니날은 5월 두번째 일요일이고

아버지날은 6월 세번째 일요일이다.

왜 따로따로 뚝 떨어뜨려 놨는지 모르겠지만

아버지날도 나름 묻어가지 않고 따로 챙겨주는 건 남자로서 고맙다 ㅋㅋ

 

나는 어머님도 장모님도 다 한국에 계신다.

그리고 죄송하게도 지난 8일에 전화로 대충 어버이날을 때웠다.

조만간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면 못다한 자식 노릇을 해야겠지.

 

2013년 5월 12일 일요일.

미국 어머니날을 맞아 아내를 위한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뭐, 같이 재미있게 놀아보자는 의도였지만 ..

막상 따지고 보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어머니날의 아내 핑계를 댄 것이기도 하다. ㅎㅎ

 

여행길에 비행기를 타면 바깥 풍경 보기를 유난히 좋아라 하는 아내이기에

내가 조종하는 경비행기를 타고 LA 근교의 산과 들판과 바다를 구경하자고 했다.

마땅챦아 하는 아내를 꼬셔서 결국은 비행기를 탔다.

 

5월 중순인데 LA는 마치 한여름 같았다.

내 홈베이스인 롱비치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 계류장으로 걸어가는데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살이 너무나 뜨겁다.

 

오늘 탈 비행기는 2008년에 제작된 Cessna (세스나) 172SP 모델. 등록기호 N5001P.

180 마력의 연료분사 방식 4기통 엔진과 G1000의 아주 훌륭한 계기판이 장착된 비행기.

4인승 경비행기로 훈련용으로 많이 쓰이는 다목적 비행기다.

 

오늘의 비행 계획은 ..

롱비치 공항에서 이륙해서 동쪽으로 LA 남동부 Fullerton 과 Corona 지역을 둘러보고

French Valley 를 거쳐서 샌디에고 북부지역 칼스베드의 팔로마 공항에 내려서

늦은 점심을 먹고 돌아올 계획. 

 

  

일단 비행기 데이트를 시작하기 전에 아내와 사진 한 장, 찰칵~~ 

 

내가 Preflight Inspection (비행 전 점검) 하는 동안

아내는 뜨거운 햇살을 피해 비행기 날개 밑에서 휴식 중

 

 

비행기 운항을 하기 전에는 "계획하고, 계산하고, 확인해야 하는 절차"가 제법 복잡하다.

대형 여객기가 아닌 경비행기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절차는 나름 있다.

대형 여객기는 업무가 모두 세세하게 나눠져 있어서 조종사가 모든 것을 다 준비하지는 않지만

경비행기 조종사는 모든 것을 직접 챙겨야 하기 때문에 어쩌면 오히려 더 바쁘다고 할 수도 있다.

뭔가를 고민하는데 아내가 찍어준 사진... 뭘 고민하고 있었을까? 기억이 잘 안난다. ㅋㅋㅋ

 

이륙 허가 대기 중 사진 한 장 ^^ 

 

내가 이륙할 활주로에 먼저 착륙을 하는 동급 세스나 ..

 

조금 전에 내린 다른 세스나가 활주로를 개방하는 동안 나는 롱비치 공항 25L 활주로에 정열하고 있다.

사진 우중간 2/3 지점에 시커먼 것은 프로펠러다 ...

 

롱비치 공항을 이륙하여 코로나 쪽으로 접어들면서 Auto Pilot을 걸어놓고 잠시동안 부부 셀카 놀이 ^^

 

아내도 잠시 동안 멋지게 조종간을 잡고 ~~

 

나도 폼 한번 잡고 ~~

 

좀 일찍 도착하기 위해서 세스나 G1000 항법장치에 입력해 놓은 경로보다 짧게 비행했다.

세스나 172SP 경비행기이지만 FMS (비행관리시스템)가 장착이 되어 있다.

 

저 멀리 팔로마 공항의 24번 활주로가 보인다. 5마일 쯤 전방에서 줌으로 촬영 ...

곧 바로 Auto Pilot을 풀고, 착륙에 전념 ^^ 안전운항 최우선 !

저 멀리 바닷가에 몰려와 있는 구름대가 조금 걱정이긴 하다. 저게 육지로 몰려오면 해무가 된다.

 

미국 서부 최남단 도시 San Diego의 바로 북쪽에 위치한 Carlsbad 에는

매일 LA 국제공항을 오가는 7편의 정기편 여객기가 있다.

그 국내선 여객 터미널 바로 옆에 The Landings 라는 멋진 식당이 있다.

멋진 식당이라기 보다는 맛난 식당이라고 하는게 더 어울린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더운 여름이지만 햇살아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나와 아내는 시원한 식당 안에 자리를 잡았다 ^^

 

육즙이 살아 있는 듯한 쇠고기 로스트와 치즈의 조화. French Dip 샌드위치 .. 정말 맛나다 ..

 

아내는 Fish and Chips 를 주문해서 나눠 먹었다 ..

 

내가 주문한 French Dip 샌드위치의 단면 ^^

 

좀 늦은 점심이었지만, 여유있게 식사를 하고 바로 옆의 전세기 운항 사무실을 들러 커피도 한 잔 했다.

이제 집에 가야지 .. 팔로마 공항에서 출발 전 사진 한 컷~

 

 

사람은 언제나 배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배움에는 위 아래가 없다.

마음이 열려 있어야만 배움이 채워진다.

팔로마 공항에서의 단상...

 

팔로마 공항 24번 활주로에 정열하고 이륙 허가를 기다리는 중

 

샌디에고 지역에서부터 오션사이드 지역가지 바닷가에 낮은 구름이 깔여 있다.

 

나는 SoCal Approach의 Flight Following 서비스를 받으며 비행하고 있고

비행기는 Auto Pilot으로 롱비치 공항 주변의 SLI (씰비치) VOR을 tuning하고 Tracking 중이다.

고도는 4,500 피트. 엔진 출력 2400 rpm으로 순항 속도 105 노트.

(바람의 영향으로 Ground Speed는 100 노트 였다)

 

뉴포트 비치 부근을 지나는데 멋진 골프장이 보여서 한 컷 .. 난 언제 골프를 잘 치게 될 수 있을까?

롱비치 공항 30번 활주로의 ILS (계기착륙시스템)를 따라 착륙해서

다시 비행기를 정위치에 주기하고 난 후 뒷정리를 한다.

 

모든 비행을 마치고 난 후

오늘의 아내와의 데이트를 같이 해 준 세스나 172SP N5001P 를 한 컷. 멋지다~~

롱비치 공항에서 다시 롱비치 공항으로 돌아오는데 걸린 총 여정은 5시간 걸렸다.

비행기 엔진이 걸려 있었던 시간은 총 2.3 시간. "즐거운 비행 끄~읕~~"

 

 

 

//맺으며//

어떻게 하다 보니

블로그 전체가 비행기로 도배가 되고 있다.

오늘의 포스팅은 비행기가 주제가 아니고

글의 카테고리 마냥 '나의 사랑 나의 가족'이

주제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포스팅은 전체적으로

사람보다는 비행기에 더 포커싱되고 있다는 느낌

...

//그래서 내 블로그는 비행기 사진이 많은 블로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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