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놀이터

달팽이

navhawk 2013. 5. 26.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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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속에 몸을 뉘었을 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줬어 

 

언젠가 먼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걸 

나는 모퉁이 가게에서 

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 

들고 길로 나섰어 

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 

노랠 흥얼거렸어 

 

언젠가 먼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내 모든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히 흩어지고 

내게 남아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 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꺼야 

 

언젠가 먼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나 만큼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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