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돌아보기/그랜드캐년 여행기

제5부 : 그랜드캐년..그 설레임

navhawk 2005. 8. 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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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Canyon 여행기
제 5 부 : 그랜드캐년..그 설레임


드디어 그랜드캐년으로 간다 ...

함께 움직이던 단 한 명의 동행과 헤어져야만 한다.
서로의 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난 후 피닉스 공항까지 데려다 줬다.
아쉬웠지만 거기서부터 난 혼자 였다.
혼자서 여행을 하는 즐거움도 만만치는 않다.
다만 나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을 때에는 많이 아쉽지 ... ㅎㅎㅎ

피닉스 공항에서 작별을 하자마자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듯
그랜드캐년을 향해 자동차를 달리기 시작했다.
캐년(Canyon)은 V자형 협곡을 말한다.
Grand Canyon ...
거대한 협곡이라 ...
대체 얼마나 크길래 ...

그랜드캐년이 있는 아리조나주는 미국에서 6번째로 큰 주이며 면적은 남한의 3배 정도 된다.
주도는 피닉스 시이고 주의 별명은 그랜드 캐년이 있는 주라는 뜻으로 Grand Canyon State 라고 한다.
(어쩌면 한국 사람에게는 김병현 선수가 빅리그 생활을 했던 아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야구단으로
더 잘 알려진 주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는데 ...)

혼자서 운전을 해서 달려가는 초행길이라 그런지 전해 들은 것 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는 것 같다.
계획 수정..고속도로를 북쪽으로 달려 오늘은 플래그스텦(Flagstaff)까지만 갈 생각이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했으면 좋았으련만, 그 마저도 가는 중에 해가 뉘엇뉘엇 ...


01. 여기는 피닉스에서 그랜드캐년으로 연결된 17번 고속도로의 중간 쯤에 위치한
"SUNSET POINT"라는 휴게소다. Sunset Point .. 해가 지는 곳 ...
"SUNSET POINT"에서 석양을 볼 수 있었기에 한 컷 ...
(디카는 정말 빛을 잘 흡수한다. 사진 만큼 밝지 않았는데 ...)


02. 그랜드캐년이 한참 남았는데 날이 저물었다.
깜깜한 산길을 달려 그랜드캐년 입구까지 가는 것은 무리수다.
수정한 계획 대로, 그랜드캐년의 입구에 있는 FLAGSTAFF이라는 자그마한 도시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다음날의 일정을 미리 준비하기로 하였다.

먼저 숙소를 하나 물색하고 빨랑 저녁 먹어야지.
그런데 호텔들 마다 객실이 없다.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관광지에 호텔 예약도 없이 무작정 찾아 들어 왔으니 ㅎㅎㅎ
어이 없는 일이지만 더 재미있는 경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겉에서 보기에 깔끔한 모텔을 하나 물색했다.
별로 나빠 보이지 않는 모텔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모텔 방문들이 보인다.
그리고 방문 앞 마다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아 ... 여기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나오던 그런 종류의 모텔이구만 ... ^^
마피아나 도망자가 자주 숨어 있는 장소로 나오는 ...ㅎㅎㅎ

Reception Desk에 가서 Check-In을 하려는데 주인인 듯한 인디언 영감이
방값 40불을 현찰로 달라고 한다. 그러면 tax를 안받겠다나 ...
※참고로 아리조나에는 인디언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그 중에서 유명한 부족은 나바호, 호피, 아파치, 그리고 피마족이다.
그 중 일부는 보호구역에서 살고 돈 좀 모은 경우는 이렇게 따로 산다.
ㅎㅎㅎ 오기가 발동한다.
여기저기 세상을 돌아다닌 경험에 의하면 이런 상황에서는 흥정을 잘해야 한다...^^
25불을 불렀다. 안된단다. 그럼 잘있으라고 등을 돌린다. 아니나 다를까 등 뒤에서 다시 부른다.
20불 해줄려고 불렀냐고 선수를 친다. 그 인디언 영감이 놀란다.
28불을 현찰로 달란다. 손해보는 일은 아니었다.
호텔에 비하면 얼마나 싸냐 ^^ 거기로 정했다.
돈도 굳히고 잘됐지 뭐 ㅎㅎㅎ

여행이 끝난 뒤에 이 사진을 보면서 한참을 웃었다.
출장이나 여행 중에는 으례 그럴싸한 호텔에서 머물게 마련인데
혼자서 그랜드캐년을 향해 가는 도중에 머물렀던 숙소는
미국을 소재로 한 영화 속에서나 보던 그런 종류의 모텔이었다.
방 바로 밖에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는 ...
밤이지만 한 컷.


03. 저녁도 먹고 필요한 정보도 수집할 겸 해서 모텔을 나섰다.
그랜드캐년은 도저히 땅에서 그 광대한 자연을 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관광 항공기들에 대한 광고가 여기저기 준비되어 있다.
아무래도 경항공기로 그랜드캐년을 둘러볼 수 있는 항공권을 미리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헬기나 경항공기로 그랜드캐년을 관광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관광범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미화 70~150불 정도 필요하다. 항공권 구매에는 항상 그렇듯이 여러가지 옵션이 있다.
잘 따져 봐야지 ^^

세스나로 그랜드캐년을 1시간반 동안 관광하는 비용으로 연방세 지방세 모두 계산해서
82불 정도 계산 했다. 가장 비싸고 긴 코스인데 ... ^^ 무지 할인이 된 가격이다.
아... 나의 경우에는 동종업계의 어드밴티지 같은 것이 따라 다닌다고나 할까 ... ㅎㅎㅎ
아래의 사진은 관광비행 안내도와 Flight Coupon 이다.


04. 몸은 피곤했지만 잠도 아깝다.
이런 곳에서 잠만 잘 수 있나.
새벽6시에 다시 길을 나섰다.
해질녘 사진 보다 해뜰녘 사진이 더 어둡다.
그랜드캐년의 남쪽(South Rim)은 해발 7000피트 정도 된다.
산지여서 그런지 해가 좀 늦게 뜨는 느낌이었다.


05. 내가 가지고 갔던 카메라는 KODAK DX-3900 이라는 디지털 카메라다.
수준 높은 사진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인지 모르지만 아마츄어가 찍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


06. 아직도 갈 길이 남았다.
새벽길을 달리면서 위험한 짓을 했다는 생각이다.
시속 100 마일... 160 킬로가 넘는 속도다.
곧게 뻗은 길이 시원했다 ... 실은 밖은 너무나 추웠지만 ...


07. 아 ...
드디어 그랜드캐년이다.
그랜캐년의 길이는 대략 277 마일, 넓이는 평균 10 마일.
경부고속도로의 길이가 428Km니까, 1마일을 1.6Km로 대략 계산해도
그랜드캐년의 길이가 경부고속도로 보다 길다.
지금 나는 그 시작 지점에 서 있는 것이다.

혼자서 하는 여행의 가장 아쉬운 점은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겠지 ...
사진을 찍고픈 곳 마다 차를 세워두고 찍어달라고 부탁을 해서 겨우 한 컷씩 찍어왔다.
그랜드캐년 내셔널파크라는 팻말이 선 곳에서는 한동안 지나가는 사람이나 차량을
만나지 못해서 그냥 팻말만 찍고 왔다. 너무 새벽부터 설친 탓이리라.
에궁~ 삼발이(트라이포드)라도 가지고 올껄 ... ㅠ.ㅠ


08. 그랜드캐년의 단층절벽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랜드캐년을 직접 보지 않았을 때에는 그 거대한 스케일을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땅을 밟고 서 있는 동안은 그 장대한 규모와 상상을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정말 짐작도 할 수 없을 것이다.


09. 사진으로 찍어서 보니까 그 크기를 잘 가늠하기 어렵다.
협곡과 단층 ... 그랜드캐년의 상징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협곡은 콜로라도강이 콜로라도 고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곳에 형성되었다.


10. 눈에 보이는 것만큼 사진이 넓게 잡아주지를 못하는 게 한이었다.
그만큼 규모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계곡 벽에는 많은 단구가 계단 모양을 이루며, 계곡 저지에는 콜로라도강이 곡류한다.


11. 저 멀리 햇살이 비추는 곳은 단층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협곡아래로 빠지면 어떻게 될까 ...
협곡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는 별로 커 보이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강이다.
들어나 봤나... 콜로라도 강을 ...


12.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넓이는 1천1백평방마일로 요세미티국립공원과 비슷한 면적이지만
콜로라도 강을 끼고 동서로 길게 뻗어있기 때문에 더 커 보인다.
그랜드캐년을 방문하는 가장 적당한 계절이 있다면 6월에서 9월까지가 가장 좋다고 한다.
그랜드캐년 관광코스 중 가장 손꼽는 것은 계곡 밑으로 말을 타고 내려가
직접 그랜드캐년의 모든 것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그러려면 최소한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소요된다고 한다.


13. 길을 따라 굽이 돌아 많은 곳에 View Point를 만들어 놓았다.
차로 이동을 하면서 "야~~ 경치 죽이네~~"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한 곳에는
어김 없이 "View Point"가 준비되어 있었다.
자연히 관광객은 그 정해진 "View Point"에서만 정차를 하고 사진을 찍는다.
철저히 자연이 보호되고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4. 그랜드캐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19년 이후 매년 3백만명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한다.
고풍스런 호텔의 입구에서 ... 호텔 이름은 생각이 안난다.
내 차는 호텔 입구의 계단 바로 앞에 ... ^^


15. 요즘 나의 노트북 배경화면으로 사용되고 있는 사진이다 ... ^^
사진을 찍으면서 얼마나 추웠는지 ... ㅠ.ㅠ
사막의 여름도시 피닉스를 목표로 여행 준비를 한 덕에 겨울옷이 하나도 없었다는 ... ㅠ.ㅠ
(그랜드캐년을 방문하는 가장 적당한 계절이 있다면 6울에서 9월사이라고 한다.)



아 ... 이제 하나 더 남았다.
처음 계획한 대로 6부작으로 그랜드캐년 여행기가 마쳐질 것 같다.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다.
그냥 흩어져서 파일 속에 들어있던 추억들을 끄집어 내어
다시 퍼즐 조각 맞추기 하듯이 기억을 재생해 내는 작업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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