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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경력사원 성공가이드

navhawk 2006. 2. 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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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경력직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적응에 실패하고 이직을 반복하는 경력사원 역시 증가하고 있다. 경력사원이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고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성공 가이드를 제시해 본다.

외국계 IT기업에서 근무하던 K대리는 수개월 전 국내의 한 대기업 전자회사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하였다. 그런데 K대리는 요즘 자신이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 동안 K대리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업무와 관련되어서는 동료들에게 거의 물어보는 법이 없었다. 동시에 다른 사람의 업무에는 일절 참견하지 않는 것이 그를 존중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K대리는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성격이 거만하다’ 라는 소문이 났다. K대리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위의 이야기는 경력사원이 새 직장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한 사례이다. K대리의 경우, 전 직장의 문화에 젖어 새 직장의 문화를 빨리 수용하지 못한 것이 적응 실패의 큰 원인이다. 최근 들어 다양한 사유로 이직을 반복하는 사례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누구나 경력사원이 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직’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흔한 일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특별한 경우나 직무에 한해서만 경력직을 채용했다. 경력사원은 조금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쯤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새 ‘이직’은 이미 보편적인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인터넷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1,21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직장인의 80.4% 가 이미 첫 직장을 퇴사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통계청 자료에서 보면 주요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비율이 IMF 직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그림> 참조).

‘경력사원’에 대한 인식도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인터넷 취업 포탈 잡링크가 직장인 8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조사 대상자의 6.8%만이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를 평생직장으로 여긴다고 대답했다. 이제 ‘경력사원’은 더 이상 특별한 경우에 발생하는 남의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직을 경험하지만, 직장을 옮긴다는 것은 여전히 개인에게 많은 고민과 어려운 결단을 요구한다. 이직 과정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3월 세란병원이 이직한 지 6개월 이내의 직장인 120명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의 절반이 넘는 63명이 극심한 피로, 수면장애, 소화불량 등으로 고생하는 이른바 ‘새직장증후군’을 경험했다고 한다. 많은 준비와 신중한 결정으로 직장을 옮기더라도 새로운 회사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새 직장에의 적응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단계적으로 또는 상황과 이슈에 따라 성공 전략을 세우고 그에 따른 개인적인 노력을 배가한다면 성공적인 적응에 좀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경력사원 적응의 성공 가이드

상대적으로 비싼 대가를 치르고 선발한 경력사원에게 회사는 많은 기대를 걸게 된다. 그만큼 경력사원이 느끼는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조직으로부터 신입사원만큼의 관용과 인내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경력사원의 성공적인 조직 적응에는 남다른 자기 노력이 있어야 한다. 경력사원이 새 직장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보자.
 
1. 비전과 목표를 점검하라

경력사원은 무엇보다 먼저 ‘회사가 왜 나를 뽑았을까?’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경력사원의 경우 신입사원과 달리 개인적인 채용 이유가 대부분 명확하다. 소위 ‘열심히 하다 보면 길이 보인다’ 는 말은 경력사원에게 통하지 않는다. 채용의 성패를 분명하게 판가름 할 수 있는 기준이 이미 채용 시점에서 본인에게 제시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의 목표나 비전이 회사가 제시하는 채용의 이유와 어긋나 있다면 조직 적응은 기대하기 어렵다.

회사가 나를 뽑은 이유를 알았다면 회사의 비전과 맡은 직무의 가치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뒤따라야 한다. 개인의 Career Path를 넘어 Life Path가 회사의 요구에 맞게 정렬되어야 한다. 비전과 목표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비로소 업무에 대한 주인의식과 열정을 기대할 수 있다.

자신의 비전을 재조정하여 성공한 사람으로 징기즈칸의 부하 제베를 들 수 있다. 제베는 활쏘기에 능한 장수로 원래는 징기즈칸의 적인 쟈무카의 신하였다. 싸움에서 포로가 되었으나 장수로서 위엄을 잃지 않는 제베의 모습을 높이 평가한 징기즈칸은 그를 살려주고 부하로 삼았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징기즈칸이 자신을 살려주고 중용한 이유를 간파한 제베는 제국의 꿈을 이루는 데 남은 생을 바치는 것으로 자신의 비전을 재조정한다는 것이다. 마침내 그는 몽고 굴지의 맹장으로 활약하여 동유럽과 서아시아를 누비며 세계 제국의 건설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고 후세에는 징기즈칸의 충성스런 부하 사준사구(四駿四狗) 중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2. 과거는 빨리 잊어라

경력사원이 겪는 또 다른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 직무 수행의 자세 등에서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에 부닥치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전 직장의 기업문화가 이미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경력사원의 성공적인 적응은 이러한 문화의 차이를 민감하게 깨닫고 빨리 극복해 나가는데 있다.

문화적 충돌에서 빚어지는 가치관과 행동 방식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직장의 문화를 버리는 폐기학습(unlearning)이 필수적이다. 구습(舊習)은 현 직장의 적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흔히 사람들은 과거를 아름답게 기억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이럴수록 경력사원은 좀 더 냉정하게 판단하는 과정을 반복해야만 폐기학습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새 문화의 흡수 노력도 있어야 한다. 앞의 사례에서처럼 직장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다. 전 직장에서는 개인의 책임감을 강조했는데 새로운 직장에서는 그 보다 동료와의 유대감과 공동 작업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다른 사람의 지식을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직원들과의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더 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문화의 흡수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타인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멘토를 빨리 확보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회사에 별도의 멘토링 제도가 없다면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주고 자신을 도와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멘토를 삼으면 된다. 이는 굳이 상사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동료나 후배라면 좀더 쉽게 문화를 전수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력사원 스스로가 손님의 느낌을 갖고 있는 한 새로운 조직에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잘 포장된 전 직장의 기억으로 현 직장의 단점을 들추어 내는 언행은 금물이다. 실제 대부분의 이직자들은 크건 작건 전 직장에 대해 불만이 있어서 떠났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는 자기의 얼굴에 침 뱉기이다. 새 직장 동료들은 과거의 직장 자랑을 늘어 놓는 경력사원에 대해 ‘그렇게 좋은 회사를 왜 나왔어?” 라는 생각과 함께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질 것이다. 근무 여건에 대한 불평은 자신의 한계에 대한 고백일 뿐이다. 새로운 조직과 업무에 대한 애정, 그리고 그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다.

3. 자존심을 포기하고 사람을 얻어라

어떤 조직이든 적응의 핵심 요소는 인간관계이다. 성과에만 집착한다면 일시적인 성공은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좋은 인간관계라는 토대 없이 지속적인 성과의 창출은 어렵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회사 업무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혼자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력사원의 입사는 크건 작건 간에 기존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온다고 한다. 더구나 최근 들어 확산되는 성과주의 인사정책은 직장인들을 무한 경쟁의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그 결과 경력사원의 입사는 연차가 비슷한 사이라면 또 하나의 경쟁 상대로, 후배라면 달갑지 않은 윗사람의 등장으로 비쳐질 수 있다. 성공하는 경력사원이라면 이러한 기존 사원들의 생각을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

리더십의 권위자 스티븐 코비는 그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네 번째로 대인관계의 Win-Win 패러다임을 언급한다. 경력사원은 기존사원에게 경쟁이 아닌 서로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관계로 만들 수 있음을 확신시켜 주어야 한다. 상대방과 나의 방식이 아닌 제 3의 더 좋은 대안이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 직원이 경계심을 풀도록 하려면 경력사원은 먼저 경력이라는 자존심을 내려 놓아야 한다. 그리고 새 직장동료와 잦은 접촉을 통해 같은 배를 탄 동료라는 의식이 자연스러워 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사와 동료 뿐만 아니라 후배에게도 적극적으로 먼저 배우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후배에게는 언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함부로 대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경력과 나이라는 조건이 오히려 사람을 사귀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기존사원이 경력사원에게 신입사원만큼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경력사원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개인의 성장은 사실상 상사와 부하를 포함한 동료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경력사원의 성공은 좋은 인간관계의 빠른 구축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4. 경험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라

경력사원이 신입사원과 차별화되는 핵심 요건은 경험이다. 경험을 쌓는 데에는 현장에서의 업무 수행이라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조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은 크게 업무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 직장의 직무경험에서 쌓은 업무지식은 새로 맡은 직무와 연관이 있을 때에 유용하다. 하지만 연관이 있더라도 모든 지식이 활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R&D 분야에서 특허와 관련된 전문 지식 같은 경우 법적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력사원에게 더 중요하게 요구되는 것은 문제해결 능력이다.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회사간 직무수행에 필요한 일반적인 지식의 격차는 크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상황과 여건에 따른 유연한 문제해결 능력이야말로 경력사원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새로운 직무에 필요한 지식은 어렵지 않게 습득할 수 있지만 문제해결 능력은 경험의 축적만으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력사원의 경험은 새로운 직장에서 창조적으로 활용될 때 더 큰 의미가 있다. 맡은 업무의 수행과정에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새로운 시각으로 회사의 문제점을 밝혀내고 그 해결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면 경험은 경력사원의 매우 귀중한 무기가 된다.

5. 진득한 자세를 가져라

경력사원은 작은 실패나 성과에 흔들리지 않는 진득한 자세를 가져야 조직에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다. 흔히들 경력사원이라면 빠른 성과물을 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또 경력사원 스스로도 자신의 가치를 빨리 보여주어야 한다는 약간의 강박감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빠른 성과는 조직 적응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가에 달려있다. 조급한 마음에 성과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성과 창출도 조직 적응도 모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일부터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경력사원이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중요한 일을 그에게 맡기는 회사는 거의 없다. 경력사원 역시 신입사원과 같은 자세로 작은 성과부터 하나 둘 쌓아갈 때 조금씩 인정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많은 경력사원들이 약간의 어려움에 봉착하면 너무 쉽게 이직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는 말이 있다. 이 고사성어에 나오는 노인은 시인 이백(李白)의 비웃음에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이라는 대답 한 마디로 이백의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때로는 적응 과정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난관에 부닥치더라도 마부작침하는 노인처럼 포기하지 않고 인내를 가지고 정성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자주 회사를 옮긴다는 것은 업무능력이나 원만한 대인관계에 결함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새로운 직장에서 적응하고 성공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이곳 저곳 직장을 옮겨 다니게 되는 소위 ‘메뚜기족’이 되기 싶다. 이러한 잡노마드(Job Nomad)들을 환영하는 회사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새로운 직장에서 행복을 느껴야…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목적은 행복의 추구라고 한다. 직장생활이 아무리 바쁘고 많은 스트레스가 있더라도 조직에 기여하는 보람과 개인적인 성장을 맛보는 행복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직의 반복은 불을 보듯 뻔하다.

칸트는 ‘행복론’에서 행복의 세가지 요건을 제시한다. ‘어떤 일’, ‘사랑할 사람’, 그리고 ‘미래의 희망’이 그것이다. 이것을 경력사원의 조건에 맞춘다면 ‘새로운 직장의 업무’, ‘새로 만나는 동료’ 그리고 ‘미래의 성과 창출’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경력사원은 새로운 직무에 대한 사명감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조직과 동료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성공적인 적응으로 회사에 기여하고 개인적으로 성장하는 미래의 꿈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직장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그 사람은 성공하는 경력사원이라 볼 수 있다.

강진구 | 2006.01.18 | 주간경제 867호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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